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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여행을 하는 건 재밌다. 그건 파워풀하고 기계적이며 역동적인 행위다. 춤을 춰야만 특정 시간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미친 생각은 누가 했을까? 바로 나의 할아버지다. 할아버지는 걸그룹 ‘비스킷’의 메가 히트곡 ‘빨리 와서 머리 흔들어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.
할아버지는 그 좋아하는 정치 뉴스를 보더라도 비스킷의 음악 방송 무대가 있을 때는 꼭 챙겨보고는 했고, 둔둔둔둔 하는 빠른 비트에 흥이 나서 줄곧 따라하곤 했다. 무대가 끝난 뒤에도 30분은 음악을 틀어두고 따라했던 것 같다. 유능한(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) 과학자이기도 한 그는 시간여행 기계를 개발하는 게 평생의 숙원이었는데, 거기에 후대 과학자들이 머리를 잡고 앞구르기할 만한 요소를 덧붙였다.
바로 시간여행을 할 때 100년씩 앞뒤로 시간조정을 하려면 5분씩 춤을 춰야 한다는 것이다. 여기서 춤의 기준은 특정 빠르기로 몸의 한 부위 또는 여러 부위가 움직이는 것이다. 그걸 기계가 포착하고 인식한다. 참으로 비효율적인 방식이 아닐 수 없다.
아무튼 이 기기를 개발하고 동료 과학자들이 테스트하려 올 때마다 울면서 춤을 몇 십 분씩 추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할아버지는 뿌듯하게 웃곤 했다. 그 과학자들 중에서 남들보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동작에 뒤늦은 적성을 발견하고 댄서로 전향한 사람이 있는 건 비밀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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